환경을 말하는 다양한 ‘눈’을 만나고 왔다 – 제 5회 서울환경영화제를 다녀와서
환경을 말하는 다양한 ‘눈’을 만나고 왔다 – 제 5회 서울환경영화제를 다녀와서
세계 곳곳에서 큰 이슈로 또는 사소하게 다뤄지고 있는 환경문제. 우리와 같은 시각, 바다 건너에서는 어떤 환경문제가 일어나고 있는지 환경을 말하는 다양한 ‘눈’이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눈’을 통해 본 환경문제. 그 중에서도 세 가지 환경문제를 보고 왔다.
<단지, 불쌍하다고만 생각한다면 – 음베베우스 : 쓰레기장의 아이들 / 시모나 리시 작품>
쓰레기산에서 올라오는 연기는 메탄가스다. 쓰레기장에서 주운 플라스틱병으로 카메라를 만들어 흉내낸다.
뿌연 연기 속 쓰레기산을 조심스럽게 걸어 다니는 아이들. 이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음베베우스 쓰레기 매립장에서 생계를 유지한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그들의 손에 들어가면 더 이상 그것은 쓰레기가 아니다.
쓰레기산에 앉아 쓰레기차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소위 말하는 ‘부모 잘못 만나고 나라 잘못 만나서’ 현대사회를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다. 그러나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그들의 마을에 가면 음베베우스에서 주워 들인 물건들로 나름 그들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쓰레기산을 걸어 다닐 때 그리고 병원에서 나온 쓰레기들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 같은, 물건을 주울 때 유념해야 하는 사항들을 알고 있다.
부모님 일을 도와드린 후 받은 용돈으로 군것질을 하는 것이 같듯, 그들은 우리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좀 더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에 살았으면 좋겠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단지 그들이 불쌍하다고만 생각한다면 글쎄- 그건 우리가 1차적으로 쓰고 버린 물건을 주워 생활하기 때문 아닐까?
<‘발전’된 모습을 갖춘다는 것 – 베이징 후통의 하루 / 벤 스즈키 작품>
100년이 넘은 약장을 팔러 간다. 이 여자는 린과 무슨 관계지?
100년이 넘은 약장을 팔러 길을 떠나는 한의사 린. 그의 한약방도 철거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약장을 자전거에 싣고 이동한약방을 시작한다. 이것은 철거 결정에 대한 반발이라기 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벤 스즈키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서 밝힌 에피소드 하나는 중국을 갔을 때 보았던 마을이 다음에 가니까 이미 철거되고 없어졌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렇듯 (좀 심하게 말하면) 빛의 속도로 낡은 마을을 허물고 있다. 모두 헐리는 것은 아니고 한 20% 정도는 관광상품으로 남겨둔단다.
후통과 같은 마을이 자꾸 없어지는 이유는 다름아닌 베이징 올림픽 때문이다. 일본도 그랬듯, 원래 올림픽 같은 큰 국제적인 행사를 하면 현대적이고 발전된 모습을 갖춘다고 낡은 것은 재정비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렇지만 발전된 모습을 갖추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낡은’ 것을 보존하는 게 아닐는지. 그리고 ‘발전’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해야지, 날림으로 하면 곤란하죠.
<지금 인도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뭐? – 검은 갠지스 – 비니트 파마르 작품>
사람들은 신성한 갠지스에 몸을 씻지만. 무두질 공장 폐수로 갠지스가 만들어진다?
신의 나라이자 소의 나라인 인도. 그들은 죽은 소의 가죽을 벗겨 제품을 만든다. 이러한 일을 하는 무두질 공장은 갠지스 강가를 따라 들어서 있고 공장에서 쓴 폐수는 정화되어 강가로 흘러든다. 그러나 이러한 폐수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폐수가 그대로 강가로 흘러 드는데 정부는 이를 알면서도 수수방관하며 어쩔 수 없다, 제대로 감독하기 힘들다는 말뿐이다.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사실, 수출산업에 주력하는 인도로서 그와 관련한, 이를테면 가죽산업같은, 일을 하는 인구가 많아 제재하기 힘들다. 신성한 갠지스가 오염되어도, 지금 인도에겐 생존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인도에서는 포럼 등이 개최되곤 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한창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에는 오로지 그것에만 신경 쓸 뿐 미처 다른 곳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신의 나라 인도도 종교와 생존 사이에서 생존의 어깨에 더 힘을 실어주었지 않은가.
아직 편집이 덜 끝난 것 같다는, 뭔가 더 취재할 것이 남은 것 같다는 비니트 감독의 말처럼 갠지스는 지금도 계속 검어지고 있다. 비니트 감독이 그랬듯, 무화학처리 천연가죽제품을 사용한다면 다시 맑아진 갠지스를 볼 수 있는 것일까?


